부모님은 종종 감탄스러운 눈빛을 보내시며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지 몸은 어찌나 저렇게 챙기는지 모르겠네.’
네. 기본적으로 건강이 최고라는 탄탄한 가치관을 기반으로 저의 모든 소비패턴은 이루어집니다.
무리한 운동, 잘못 습관들인 자세, 영양 불균형 때문에 어디선가 몸에 이상 신호가 오면 전 참거나 경과를 지켜보는 것을 선택하기 보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비에 박차를 가합니다.
테니스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발바닥이 찌릿찌릿하고 콕콕 쑤시는 느낌이 들어 걷기가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족저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일상생활에 크게 무리를 주지는 않지만 굉장히 기분나쁜 통증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따라오고 특히 아침에 잠에서 깨어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발을 방바닥에 내딛는 순간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모닝통증이 참 고통스럽더라구요. 물론 좀 쉬면서 소염제 먹으니까 나아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계속 운동을 할 건데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싶어서 도움될 만한 소품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렇게 찾은 제품이 흔히 ‘족저근막염 슬리퍼’라고 하는 기능성 슬리퍼였어요.
지금도 사무실에 두 가지 슬리퍼를 놓고 신고 있는데 하나는 #베어풋 슬리퍼, 다른 하나는 #우포스 슬리퍼입니다.
#베어풋 슬리퍼
제가 먼저 신어 본 건 베어풋 슬리퍼였어요. 사진으로 보셔도 ‘나 기능성 신발임!’이라는 티가 많이 나는 슬리퍼입니다. 가운데 박혀있는 저 주황색 패드를 비롯해서 슬리퍼 중심에 장착할 수 있는 4종류의 패드가 이 슬리퍼의 핵심이에요. 이 슬리퍼는 선천적 이유나 잘못된 습관으로 무너진 발바닥의 아치를 잡아주는 슬리퍼입니다. 주문하면 기본 슬리퍼에 아치를 받쳐줄 수 있는 패드가 4종류가 함께 배송되는데 각각 1단계부터 4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주황색 패드가 발바닥 아치 잡아주는 가장 강력한 4단계이구요 1단계 작은 패드부터 끼워서 발을 적응시키면서 점차 단계를 높여나가게끔 안내하고 있어요.
신발을 신는 것만으로 발바닥 아치가 딱 잡히니까 발바닥은 물론이고 전 허리가 편안해 지더라구요. 상체가 더 바르게 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를 겨울에 신지는 못하게 되었어요. 바로 저의 발볼 때문입니다ㅠㅠ
제가 평소 편하게 신을 신발은 250mm 정도를 고르는데 발볼은 조금씩 늘려나가면서 제 발에 맞춰나가는 편입니다. 베어풋 슬리퍼도 250mm으로 주문했는데 이 슬리퍼는 운동화나 가죽처럼 늘어나는 재질이 아니라서 시간이 지나도 제 발볼에 맞춰 늘어날 수 없더라구요. 봄이나 여름에 얇은 양말을 신고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겨울철 두꺼운 양말을 신으면 조이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불편했습니다.
#우포스 슬리퍼
발볼이 넓은 기능성 슬리퍼를 찾다가 알게 된 또다른 족저근막염 슬리퍼가 바로 우포스 슬리퍼 였습니다.
우선 주문부터 기존에 베어풋 슬리퍼로 주문했던 250mm가 아니라 한 치수 더 큰 260mm으로 주문했던 이유도 있지만 정말 발볼이 편했어요...발볼 걱정 때문에 좀 오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뒤로 너무 길이가 남았거든요. 그냥 정사이즈로 주문 했어도 괜찮았겠다 싶었습니다.
이 슬리퍼는 전반적으로 소프트합니다. 푹신푹신해요. 슬리퍼 전체적으로 쿠션감이 있어서 발뿐만 아니라 무릎의 피로도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몰캉몰캉한 느낌은 아니고 딱 편안한 정도입니다.
베어풋 슬리퍼가 뭔가 자세와 발 아치를 교정해주는 하드한 느낌이었다면
우포스 슬리퍼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줘서 쉴 수 있게 하는 신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사무실 신발장에 두 신발 나란히 놓고 때에 따라서 골라서 신고 있어요. 저는 하루 생활 중에서 가장 오래 신고있는 신발이 바로 사무실 실내화입니다.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을 때에는 테니스같이 무리한 운동도 원인이 되지만 제가 주로 딱딱한 플랫슈즈만 신어서 그동안 발바닥 아치도 무너지고 무리가 많이 가서 상태가 나빠졌던 것 같습니다. 이 슬리퍼들 신으면서 부터는 아무리 빡세게 운동한 다음날도 발바닥 통증은 거의 느껴본 적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