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청소취향은 이렇습니다.
물건을 있던 자리에 가져다 놓고 정리하는 일은 좋아합니다.
물건 위에 쌓여있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은 싫어합니다. 먼지가 날리니까요.
물걸레 청소기로 바닥 닦는 일은 좋아합니다.
청소기로 바닥 청소하는 일은 싫어합니다. 먼지가 날리니까요.
먼지가 너무 싫습니다. 비염이 생긴 이후부터는 더 그렇습니다.
청소하려고 마음먹었어도 선반이나 물건 위에 쌓인 먼지나 창틀에 끼인 먼지들을 어찌할 줄을 몰라 그냥 모른척할 때가 많습니다. 손을 대면 더 날리고, 여기 저기 달라붙는 그들만 없다면 청소가 정말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냥 물걸레로 닦자니 물기가 묻으면 안 되는 소품 위에는 사용할 수 없고 걸레질 후에 꼭 빨래를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에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그런 먼지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쇼핑사이트에서 먼지 청소도구들을 알아보고 구입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구입한 첫 번째 실패템은 회전식 먼지청소기입니다. 먼지 청소기랍시고 산 물건은 회전하는 총채(먼지털이)같이 생겼습니다. 그냥 총채도 먼지 날릴 까봐 안 쓰는데 이 친구는 회전까지 해대니 오히려 가라앉아 있던 먼지를 온 세상에 뿜어버렸습니다. 한 번 사용한 이후로 다시는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실패템은 아니지만 역시 크게 애용하지 않는 청소도구인 바닥 청소용 정전기포입니다. 정전기로 먼지를 흡착하는 정전기 포를 바닥뿐만 아니라 선반이나 먼지 많은 물건을 훔치는 데에도 사용합니다. 하지만 너무 얇아서 그런지 먼지를 끌어당기는 힘이 곧 사라집니다. 바닥청소를 할 때에는 그냥 바닥에 있는 먼지들을 밀어서 모으는 기능정도만 하는 것 같아서 청소력이 그닥 신통치가 않았습니다.
그렇게 청소도구 유목민 생활을 거듭하던 중 만나게 된
신세계가 바로 ‘스위퍼 더스터’와 ‘3M 점착식 청소포’입니다.
먼저 스위퍼 더스터는 기존 먼지청소도구들이 행하던 우를 범하지 않는 똑똑한 아이입니다.
기존 도구들은 먼지들을 원래 있던 자리에서 다른 어딘가로 옮겨 보이지 않게 하는 기능만 했습니다. 원래 먼지가 있던 그 자리에서는 사라지게 해 주지만 바닥이나, 공기 중이나, 저의 코와 입속으로 흩어지게 만드는 겁니다. 하지만 ‘스위퍼 더스터’는 먼지를 다른 곳이 아닌 자기 몸에 오롯이 묻혀서 빼내 오는 신박한 아이입니다. 다른 데로 날리고 어쩌고 하는 것 없이 한번 쓱 닦기만 하면 통통한 먼지포가 주변 먼지를 싹 먹어줍니다. 이 먼지포가 통통하고 여러겹의 날개가 달려 있는 면이 특장점입니다. 이 먼지포 덕분에 매끈한 선반이든 스탠드 커버든 장식용 피규어든 모든 입체적인 물건과 공간을 손쉽게 먼지청소 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제 마음의 돌덩이처럼 남아있는 방충망과 창틀에 끼인 먼지들도 이 스위퍼 더스터로 몇 번 왔다갔다하면 먼지 날림 없이 편하게 청소 가능합니다. 어떤 물건과 공간에 끼인 먼지도 마스크 쓸 걱정 없이 닦아낼 수 있는 ‘스위퍼 더스터’ 정말 강추합니다.
두 번째 먼지 킬러 용품은 3M에서 나온 신상품 점착식 청소포입니다.
기존에 쓰던 일반형 청소포에서 업그레이든 된 제품입니다. 기존 청소포 두 세 개 정도 겹쳐놓은 정도의 두께로 재질도 약간 달라서 까끌까끌한 촉감이 더 있습니다. 게다가 청소포 자체가 약간 끈끈한 점성이 있다는 것 또한 중요한 특성입니다. 바닥청소를 할 때 쭉쭉 나가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정도의 점성인데 이 약간의 점성이 먼지를 흡착하는 능력은 확실히 배가 시켜 주어서 살짝만 바닥을 밀어보아도 딸려 나오는 먼지량이 예전 청소포 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톡톡한 두께감 덕분에 기존의 얇은 청소포를 쓸 때 느껴지던 흐물흐물한 느낌없이 밀대에 탁 고정됩니다. 또한 밀대로 바닥을 벅벅 미는 것 같은 느낌대신 쿠션감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보니 각진 공간을 조금 더 안정감 있게 닦아낼 수 있습니다.
책상이나 선반을 ‘스위퍼 더스터’로 먼저 슥슥 닦은 후 ‘점착식 청소포’ 밀대에 붙여서 바닥에 떨어진 먼지들 싹 흡착시키고 물걸레 청소기 한 번 돌려주면 우리집 청소 1부터 10까지 모두 마친 것 같은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